불교수행자이며 영적지도자, 평화운동가로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아온 틱낫한 스님의 입적 소식에 한국불교계를 비롯한 각계에서 스님을 추모하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1월22일 틱낫한 스님의 입적 소식을 접하고 프랑스 플럼빌리지를 비롯해 베트남 불교중앙승가회, 베트남 뜨우에우 사원 등 6곳에 전자 애도문을 전달했다. 원행 스님은 “틱낫한 선사의 입적에 한국불자와 조계종 사부대중을 대표해 깊은 슬픔과 애도의 말씀을 올린다”며 “선사께서 평생 걸어온 행장은 전 세계인들 마음의 평화와 공동체의 화해와 치유를 위한 보살도의 삶 그 자체였다”고 칭송했다. 이어 “스님의 위대한 실천행은 전 세계인 삶의 지표가 될 것”이라며 “부디 큰 원력으로 다시 오셔서 이 땅에 부처님 혜명을 이어주고, 만 중생을 이끌어달라”고 애도했다.
정토회 법륜 스님도 “화해와 평화의 정신으로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자신의 희생도 마다하지 않으셨다”며 추모했다. 스님은 “화해와 평화의 사상을 베트남을 넘어 전 세계로 전파하셨고 수행자로서 분노 없이 비폭력 평화운동을 선도하셨다”며 “후배 수행자들도 국가, 이념, 종교를 넘어 비폭력 평화운동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전했다.
전국 곳곳 사찰에는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분향소와 법회가 마련됐다.
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은 1월22일 서울 현성정사에 틱낫한 스님의 분향소를 마련했다. 스님은 2003년 프랑스 플럼빌리지에서 틱낫한 스님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예불을 끝내고 의자에 앉아 쉬고 있던 마가 스님은 자욱한 겨울 안개 속에 포행하는 틱낫한 스님의 모습을 보고 환희로움을 느꼈다. 플럼빌리지에서의 인연으로 마가 스님은 2007년 100여명의 명상순례단을 이끌고 두 차례 베트남 중부 도시 사찰로 순례를 다녀왔으며 탁발행사에도 참여했다. 또 틱낫한 스님이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태국 플럼빌리지로 직접 병문안을 가기도 했다.
서울 현성정사에 마련된 틱낫한 스님 분향소 모습.
마가 스님은 “틱낫한 스님은 몸은 사라질지 몰라도 법은 영원하다고 하셨다. 스님은 가셨지만 남겨주신 가르침은 우리와 늘 함께하고 있다”며 “가르쳐주신 길을 한발 한발 걸어가는 것이 스님의 유훈을 받들고 정신을 선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인 행복선원도 분향소를 마련해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선원장 연암 스님은 틱낫한 스님에 대해 “말과 행동이 잔잔하시고 늘 평화롭고 자비가 넘치는 분이셨다”며 “때때로 법문할 때 뿜어져 나온 깊은 선정의 에너지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연암 스님은 2005년 프랑스 플럼빌리지 수행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틱낫한 스님과 함께 정진했다. 낯선 환경에 밤잠을 설치는 등 어려움도 있었으나 함께 정진한 기억은 행복으로 남았다. 이와 같은 인연으로 연암 스님은 태국 플럼빌리지와 연계해 한국 불자들에게 플럼빌리지의 수행을 전파하고 있다.
조계총림 송광사 부산분원 관음사는 경내 수광보전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관음사는 지난 2003년 틱낫한 스님이 방한일정 중 송광사와 부산을 방문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20여년 가까이 틱낫한 스님의 플럼빌리지 수행공동체와 깊은 인연을 이어온 도량이다. 관음사는 1월28일 초재를 시작으로 3월11일까지 매주 금요일 틱낫한 스님의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49재를 봉행할 예정이다.
회주 지현 스님은 “삶과 수행의 길에 이해와 사랑 그리고 평화와 행복의 씨앗을 심어주신 스님의 열반 소식은 밝은 한낮에 갑자기 태양이 사라진 듯 아득했다”며 “가르침을 가꾸고 꽃피워 스님의 서원을 만분의 일이라도 갚고자 한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부산 홍법사는 1월26일 틱낫한 스님을 추모하는 법석을 마련했다. 입정, 추모영상에 이어 추모의 점등과 추모 명상, 추모 법문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법회는 걷기 명상으로 마무리됐다.
주지 심산 스님은 “지난 2013년 부산 범어사를 방문했을 당시 스님과 제자 몇 분이 홍법사에 머무셨다”며 “홍법사 사부대중은 함께했던 소중한 법향을 기리며 명상과 평화의 길로 이끌어주신 가르침을 새길 것”이라고 밝혔다.
천태종 청주 명장사(주지 도웅 스님)도 경내 남방불교 법당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도웅 스님은 베트남 불자들과 함께 틱낫한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추모법회를 진행했다.
부산 홍법사에도 추모법회가 마련됐다.
정치권에서도 추모 글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틱낫한 스님은 ‘살아있는 부처’로 칭송받으며 가장 영향력있는 영적 지도자로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아왔다”며 “스님의 족적과 어록, 가르침은 사람들의 실천 속에서 언제나 살아 숨 쉴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SNS에 “평화와 부드러운 동정심, 밝은 지혜로 어렵고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셨다”며 “스님께서 가르쳐주신 평화와 자비, 지혜와 실천을 마음 깊이 새긴다. 어렵고 외로운 중생을 위해 헌신하신 틱낫한 스님이 부디 극락왕생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1월22일 발표한 애도 메시지에서 “스님께서 세상에 뿌려주고 가신 인권, 생명, 평화의 가치들을 가슴에 되새기겠다. 두 손 모아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출처 : 법보신문(http://www.beopbo.com)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306753
법보 신문
대화에 참여하기